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의 2014년 부활절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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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주 안에서의 형제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자녀 여러분, “와서” 정교회의 거룩한 중심인 파나리 세계총대주교청의 “지지 않는 빛을 받으십시오.” 그리고 우리 모두 “죽음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영광 돌립시다.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후 제자들의 마음은 암울한 상태였습니다. 왜냐하면 주님과 함께 언젠가 세상에서 큰 권력을 얻으리라 생각했던 제자들의 희망이 주님의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으로 다 사라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라자로를 부활시키신 기적,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여자와 아이들을 제외하고도 장정만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등에 이어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이 대단한 환호 속에 영접 받게 되자 그들은 이것을 장차 그들이 얻게 될 세상 권력의 서막이라고 보았습니다. 한 어머니는 주님이 장차 왕이 되실 때, 주님의 제자인 자신의 두 아들이 주님의 오른편과 왼편에 앉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기대와 포부들은 마치 어린아이들의 천진난만한 꿈과 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끔찍한 죽음으로 인해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한 주간의 첫날인 주일 이른 아침, 향유가진 여인들은 빈 무덤을 발견하였고, 천사로부터 예수께서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보게 되었지만, 그 상태는 매우 다른 것이어서 손으로 만져볼 수 는 없었습니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사태의 전개는 예수님과 가까웠던 사람들로 하여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당혹스럽게 했습니다. 그들은 곧바로 그에 대한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위로부터 오는 능력을 얻을 때까지 인내하고 견디며 기다리라는 말씀을 들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 명령에 순종하여 오순절에 성령께서 내려오셔서 그들에게 새로운 사명을 온전히 드러내 주실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이 사명은 압제받고 있는 민족을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악의 두목과 악 아래서 종살이 하고 있는 모든 인류의 해방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분명 그들이 꿈꾸었던 것과 다를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욱 위대한 사명이었습니다.

죽음의 종살이에서 모든 사람이 해방되었다는 메시지를 선포하라는 이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은 그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 명령을 온 열정을 다해 실천에 옮겼고, 어디서나 그 복음 메시지를 선포했으며, 그렇게 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부터 구원했고 또 지금도 구원하고 있습니다. 죽은 자들 중에서 처음으로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모든 이들에게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주십니다. 이 생명은 더 이상 부패에 종속되어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부활한 상태의 인간은 하늘에 있는 하느님의 천사와 같아서 더 이상 육신의 몸이 아니라 영적인 몸을 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삶 속에서 죽음의 본질을 맛보지 않고 살아갈 때, 다시 말해 하느님의 사랑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고 살아갈 때, 또한 주님을 아는 것이 바로 영원한 생명이니 그분을 더 잘 알고 사랑함으로써 육신의 자연적 죽음으로부터 보다 높은 영적인 몸의 생명으로 옮겨감을 느끼게 될 때, 우리는 이미 이 복된 부활의 상태를 미리 맛보고 경험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죽음으로부터의 부활을 단순히 미래에 있을 한 사건으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참여자가 되어 기쁨으로 성 요한 크리소스톰과 함께 찬양합시다 : “죽음아 너의 화살은 어디 갔느냐? 저승아 너의 승리는 어디 갔느냐?”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지막 때를 현재처럼, 또한 현재를 마지막 때처럼 경험합니다. 부활은 우리의 존재 안에 스며들고 우리를 기쁨으로 가득 채워줍니다. 그것은 제자들이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라고 선포할 때 느꼈던 바로 그 기쁨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도들의 사역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활의 소식을 온 세상에 전파합니다. 인류에게 아무런 유익도 주지 못하는 죽음은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떤 자리라도 차지할 권리가 없음을 분명히 선포합니다. 인간 형제들을 죽임으로써 사회적 삶을 개선하려는 사람들은 삶에 그 어떤 유익도 주지 못합니다. 그들은 죽음의 지배를 더욱 확고하게 하는 데 기여할 뿐이며, 결국 죽음은 그들 자신조차도 삼켜버릴 것입니다.

요즈음 어둠과 죽음의 북소리는 더욱 요란스럽게 우리의 귀를 때립니다. 다른 사람들을 제거해버리는 것이 가치있고 유익한 행동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은 정말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강자들이 약자들을 죽이고 제압하는 일들이 오늘날 이 세상의 피라미드 질서 안에 만연하고 있습니다.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바로 자신들이라고 믿으면서 세계를 조종하고 있는 강자들이 보여주는 잔인함과 무자비함은 자주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심으로써 세속의 피라미드를 뒤집으셨고, 그 꼭대기에 자신의 십자가를 세우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전복된 이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계십니다. 그 누구보다도 그분은 더욱 큰 고난을 당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그 어느 누구도 신이면서 인간이신 그리스도보다 더 큰 고난을 받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분은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죽기까지, 아니,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모든 것이 예수의 이름을 받들어 무릎을 꿇고 모두가 입을 모아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시라 찬미하며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게 되었습니다.”(필립비 2:8~11)

 

인간의 역사에서 종종 죽음의 어둠이, 정의보다는 불의가, 사랑보다는 미움과 시기가 더 우세했던 것을, 또한 사람들이 부활의 빛보다는 지옥과도 같은 증오를 선택했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인간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편리하고 풍요로운 고도 산업기술 사회를 이룩했고, 종교의 자유와 인간의 권리가 만천하에 선포되었지만, 불행하게도 지금 온 세상에는 인종적 종교적 증오가 더욱 확산되면서 위험한 긴장과 대립들을 만들어내고 죽음과 지옥과 악의 왕국의 지배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이웃들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인종이 다른 이웃, 종교적 정치적 신념이 다른 이웃을 절대 용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느님 없이 진정한 진보가 결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역사는 증명합니다. 자유가 없다면 그 어떤 사회도 발전과 행복을 누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참된 자유는 우리가 하느님과 가까이 있을 때만 얻어집니다. 20세기의 역사가 비극적으로 이 진리를 확인시켜 줍니다. 중유럽에서 기원한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인류는 수백만의 희생자와 종족말살의 끔찍한 공포를 경험했습니다. 또한 같은 시기 동유럽에서 자유의 이름으로 자행된 소위 사회 진보 권력의 끔찍한 공포정치를 인류는 경험했습니다. 그리스도 없는 인류가 만들어낸 전체주의는 정치적 종교적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그것의 자연스러운 결론은 파괴와 죽음이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모든 사태들은 하느님 없이 자유에 이르려했던 인간의 모든 시도들이 결국 파멸에 이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확인해줍니다.

죽음의 권세와 지배에 대해, 교회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은총과 권능으로 대답합니다. 자신의 어깨 위에 우리 각자의 고통과 연약함을 짊어지신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부활을 통해서 “죽음이 도리어 곤경에 빠지게 되었다.”는 확신을 온 세상에 가져오셨습니다.

부활과 생명은 “모든 사람을 비추어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선물이요 빛입니다. 우리 모두 이 선물을 영예롭게 합시다. 자신의 살을 통해서 마치 거울처럼 온 세상에 빛나시고, 세상에 부활의 빛을 제공해주시는 생명의 수여자께 우리 모두 감사드립시다. 그러므로 이제 모두 와서 지지 않는 생명의 빛을 받읍시다. 부활의 선물을 받으러 나옵시다. 그리고 마음으로부터 큰 소리로 외칩시다 :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네, 죽음으로 죽음을 멸하시고 무덤에 있는 자들에게 생명을 베푸셨나이다! 그러니 만백성들이여, 즐거워하고 기뻐하십시오!

 

2014년 거룩한 부활절에

† 콘스탄티노플의 세계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스



 

St. Paul Orthodox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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