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톨로메오스 세계 총대주교님의 부활절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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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톨로메오스 세계 총대주교님의
 
부활절 메시지

 

형제 자매 여러분, 그리고 주님 안에 있는 사랑하는 자녀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전례 없는 경제, 사회적 위기로 인해 우리의 일상생활까지도 빡빡해지고 어려워짐에 따라 온 세상에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가운데서도 기쁘고 빛나는 거룩한 부활절이 다시 한번 우리를 찾아와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기쁨과 위로와 환희와 생명의 희망을 뿌려주고 있습니다.

      하느님이시자 인간이신 그리스도께서 무덤에서 부활하셨고 그분과 함께 우리들도 부활하였습니다! 죽음의 횡포는 이제 과거가 되었습니다. 죽음이 지배하는 지하 세계에서 포로로 붙잡혀 있던 시절의 절망은 이제 멀리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생명을 주시는 유일한 강한 분이신 그리스도께서 자발적으로 우리 인간의 비참한 본성을 취하시고 인간이 되셨고,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심으로써 «신성의 번개불로 죽음의 세계를 무너뜨리셨습니다그리고 우리에게는 생명을, «넘치는» 생명을(요한 10;10 참조) 주셨습니다.

      마귀가 비록 이제는 힘이 약해지고 세력을 잃고 조롱거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이 넘치는 생명을 끊임없이 비방하고 공격하는 일을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마귀는 세상에 널리 퍼져 있는 하느님과 인간과 피조물에 대한 휘브리스, 즉 오만을 그 수단으로 삼아 우리가 받은 생명을 비방합니다. 마귀는 우리 안에 존재하는 «오래된 녹»과 같은 죄를 지으려는 성향을 이용해서 우리가 죄를 짓게 만들거나 잘못된 믿음을 갖도록 만들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습니다. «오만»«»의 산물이며, 이 둘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하느님과 모든 피조물들과 맺은 관계를 깨뜨리기 위해 애쓰는 끔찍한 한 쌍입니다. 그러므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생명을 주시는 넘치는 빛이 우리 마음과 영혼과 육체 안에서 빛나려면 온갖 정성과 주의를 다해 우리 안에 있는 이 녹을 벗겨내는 작업이 시급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오만의 어둠이 멀리 사라지고 온 세상에는 넘치는 생명이 주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은 철학도 학문도 예술도 과학기술도 어떤 사상도 할 수 없으며, 오직 고난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매달리시고 무덤에 묻히시고 지하에 내려 가셨다가 죽은 사람들 가운데 부활하신 하느님이시자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갖고 교회의 여러 성사에 참여하면서 고통스럽지만 체계적인 투쟁을 행할 때에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이십여 세기에 걸쳐 끊임 없이 부활의 기적을 체험하고 있으며, 거룩한 성사와 신학과 실용적인 가르침을 통해 우리도 부활의 기적에 동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또 죽음을 누르고 승리를 함께 나누며, 부활의 빛을 받은 빛나는 자녀들이 되고, 모든 성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하느님의 본성을 나누어 받은»(2베드로 1:4) 사람들이 될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우리 마음 깊숙한 곳에서 자라고 있는 해로운 잡초와 같은 욕망이, 다시 말해서 우리 안의 «낡은 인간성»(에페소 4:22)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그리고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은 주변 사람들을 위해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덕과 거룩함과 정의로 변모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성가 작가는 «눈보다 더 흰 정의의 옷을 입고 빠스하의 날인 오늘 우리 모두 즐거워합시다.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신 정의의 태양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 모두에게 불멸의 빛을 아낌없이 부어주셨기 때문입니다라고 노래했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던 날 정의의 흰옷을 상징적으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회개하고 기도하며, 욕망을 자제하고, 삶의 고통을 인내하고, 하느님의 계명을 실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제일 계명인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세례 때 받은 그 흰옷을 깨끗하게 세탁할 것을 요청 받고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한 부활에 동참할 수 있고, 부활의 기쁨과 부활의 환한 빛과 즐거운 구원이 우리 삶과 온 세상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죽은 사람들 가운데 부활하시고 생명의 주관자이신 주님의 구원의 선물과 부활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0년 부활절에

                             콘스탄티노플에서

                             바르톨로메오스총대주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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