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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티리오스 한국 정교회 대주교

2004년 성탄 메시지

한국 정교회의 대주교가 된 이후 처음으로 맞는 성탄절을 위한 메시지를 전하면서 나는 공동 집전자들인 사랑하는 사제들과 형제 자매 여러분들에게 천사들이 전했던 소식을 반복해서 말합니다.
“나는 너희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러 왔다. 모든 백성들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이다. 오늘 밤 너희의 구세주께서 다윗의 고을에 나셨다.”(루가 2, 10-11)
형제 자매 여러분, 성탄절 기간인 지금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여러분의 가슴 속에 기쁨이 항상 넘쳐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우리 주님께서 태어나셔서 우리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 주셨으며, 정교회의 따뜻한 품 안에서 우리가 그 분의 풍성한 선물들을 즐길 수 있게 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즐거워야 할 성탄절의 분위기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슬픈 사건들이 우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어째서 많은 사람들이 자살이라는 길을 택할까? 어째서 수백만의 사람들이 굶주림과 오염된 식수로 인해 죽어가야만 하나? 왜 매일같이 수많은 아이들이 전염병에 감염되고서도 병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채 죽어가야만 하나?
혹시 이런 일들이 우리 지구 상에 전 인류를 먹여 살릴 만한 충분한 식량이 없어서 일어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가 않습니다. 사실 한쪽 구석에서는 곡물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백만 톤의 곡식을 불로 태워 없애버리고 있으며 엄청난 양의 과일과 야채들을 갈아엎어 땅 속에 묻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많은 의약품들이 유통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폐기 처분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구 상에는 전 인류를 먹일 만큼 충분한 양의 물질이 있습니다. 부족한 게 있다면 그건 사랑입니다. 가난한 사람들, 병자들 그리고 약한 자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합니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고, 자신의 이득을 챙기기에만 급급한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곳 저곳에서 피가 난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을 눈 앞에 두고 우리는 말로만 ‘불쌍하다, 안됐다’라고 하면서 애석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들은 이런 현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좀 더 적극적으로 맞서 나가야 합니다.
* 세상을 증오하는 사람들을 사랑으로 감싸 줍시다.
*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믿음을 심어 줍시다.
* 외롭고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밉시다.
우리는 이런 일들을 성탄절 기간 동안만 할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해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여러분 모두에게 이번 성탄절부터 사랑의 경기라는 아주 성스러운 경기에 함께 뛰어들자고 요청합니다. 사랑의 복음서 저자이신 요한 성인의 말씀, 다시 말해서 “우리는 말로나 혀 끝으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합시다”(요한 1서 3, 18)라는 말씀이 우리가 매일 외치는 구호가 되어야 합니다.
나는 한국 정교회 대교구 전체를 행해 2005년을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하는 해”라고 선포합니다. 우리는 모두, 개인으로나, 가족으로나, 교회 단체로나 또는 교구로나, 사랑을 우리 모든 행동의 잣대로 삼기로 합시다.
현재 나는 사랑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만드는 작업을 사제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새해가 시작되면 이를 여러분에게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인종이나 언어에 관계 없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모든 정교회 교인들에게 그리고 외국에 거주하는 정교회 교인들에게 평화롭고 즐거운 성탄절을 맞이하기를 기원하며, 새해에는 베들레헴의 한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풍성하게 내리기를 바랍니다



한국 정교회 대교구
소티리오스 대주교

 

St. Paul Orthodox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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